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티스토리 툴바


파리 산책2008/11/13 21:30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주말
, 이런 음산한 날에도 벼룩시장에 사람들이 있을까 잠시 우려했던 것은 보기 좋게 어긋나고 말았다. 여느 때나 다름 없이 방브 벼룩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고 물건을 파는 상인들의 손길은 더욱 분주한 것처럼 느껴졌다. 다양한 곳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시장은 입구부터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기원을 알 수 없는 다양한 물건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파리의 보물창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프랑스는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나라라고 생각한다면 상당한 오산이다. 프랑스는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삶은 매우 검소하고 소박한데, 오랜 세월을 걸친 물건들이 소중히 다루어지는 벼룩시장에서 우리는 그 한 면모를 발견할 수가 있다. 방브 벼룩시장에서 구경할 수 있는 물건의 종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가방, 신발, 의류, 장신구 등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패션 코디가 가능하며 잘만 찾으면 버버리 코트나 에르메스 재킷, 크리스찬 디올의 가방 등의 명품까지 매우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여러 기법을 사용한 그림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방금 미술관을 옮겨놓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수준이 높고 소장가치가 있다. 괜히 예술의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또 한 번 새삼 느낄 수 있다. 또한 오래 전 프랑스에서 사용하던 주방용품들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욱 더 방브 벼룩시장을 찾아야 한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예쁜 문양이 그려진 접시들과 우아한 유리잔, 은식기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국내에서 비싼 값을 주고도 구하지 못할 보물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는 것은 직접 눈으로 본 사람만이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들,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각종 인형들과 책이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고서적과 LP 음반들이 시장골목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이렇게 다양한 보물들을 구경하고 저렴한 가격에 소장해갈 수 있기에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의 종사자는 물론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이곳은 매주 붐빈다.


 



벼룩시장
, 그 이상의 문화


  이곳에서는 가격을 흥정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보일 정도로 많으며 그것이 매우 자연스러워 보인다
. 오히려 가격 흥정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로 익숙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 사람들 간의 정이 느껴지고 물건의 가치가 입증된다. 물건을 파는 사람은 큰 이윤을 남기기 위해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고, 사는 사람도 대단히 고급스러운 품질을 기대하고 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옛 것을 좋아하고 소장하려는 사람들의 문화가 이곳에서 형성된다. 손때 묻은 물건의 정겨움과 추억을 되새기며 교감하는 공간이 다름아닌 바로 이곳, 방브 벼룩시장이다.

  그리고 한참 시장을 구경하다 보면, 각종 샌드위치와 음료를 파는 트럭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침 출출하던 차에 때 맞춰 나타나준 트럭 앞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통로마다 즉석에서 밤을 구워서 파는 군밤장수들도 볼 수 있으며, 뱅 쇼(vin chaud)라고 하는 뜨거운 와인음료도 마실 수 있어 추운 겨울 시장나들이를 돕는다.

  또한 피아노라고 이름 붙이기엔 좀 허름하고 작은 악기로 연주를 하는 한 남자의 즐거운 곡조는 시장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다. 모자를 눌러 쓴 장발의 이 남자는 사람들의 시선이나 카메라 셔터 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매주 이곳에 나와 음악을 즐기고 있다.

  특히 방브 벼룩시장은 워낙 유명해 파리를 찾은 외국 관광객들도 자주 눈에 띄는데 그래서인지 각종 외국어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하지만 시장을 찾은 낯선 타인과의 대화도 이곳에선 즐거운 체험이 되고 이러한 모든 것들이 모여 하나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며 이것이 진정한 파리의 문화가 된다. 도시에서 화려하고 거대한 관광지만 구경했던 여행객들에겐 이색적인 문화체험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방브 벼룩시장은
?


  벼룩시장은 불어로
‘Marché aux puces’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직역하면 말 그대로 벼룩시장이다. 벼룩시장은 어느 나라나 존재하지만 19세기 말에 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해 실질적인 형태를 갖추어왔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그리고 벼룩의 특성처럼 물건들이 주인을 옮겨가며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다는 의미에서 벼룩이라는 말이 붙었다는 유래도 있다.

  파리의 서민적인 삶을 체험하고 독특한 프랑스의 옛 물건들을 구입하고 싶다면 바로 이곳 방브 벼룩시장을 찾아야 한다. 파리 지하철(메트로) 13호선 포르트 드 방브(Porte de vanves)’ 역에서 하차 한 후에 백 미터 정도만 걸으면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지하철 역의 지도와 안내 화살표를 따라가면 된다. 주말이면 각지에서 약 70 여 개의 벼룩시장이 열리지만 품질 좋은 골동품과 가구 등을 살 수 있는 방브 벼룩시장은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주말 오전에만 열리며 아침 9부터 오후 1까지가 오픈 시간이다.


 








 



본 글은 '더 퍼스트클래스' 2008년 1월호에 게재되었던 기사의 원고를 블로그에 맞게 다시 작성한 것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프렌치시크-- lavalse

TRACKBACK http://lavalse.tistory.com/trackback/13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프랑스 여행할때, 파리에서 벼룩시장을 본 적이 있어요.
    벼룩시장 모습을 사진에 잘 담으셨네요?
    삶을 보는 따뜻한 시각두 엿보이구요,,,

    멋진 블로그 기대합니다!

    2008/11/13 23:53 [ ADDR : EDIT/ DEL : REPLY ]
    • 댓글 감사합니다. 아직 블로그 초보라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2008/11/14 00:31 [ ADDR : EDIT/ DEL ]
  2. msm0112

    안녕하세요~~ 블로그 구경 잘하고 있어요~!!정보들 너무 감사합니다~~
    근데 방브 벼룩시장은 주말 오전에 한다고 했는데 주말이라함은 토일인가요???
    생각보다 일찍 닫네요??오후 1시까지만 한다면요..사는 사람들이 많은가요???

    2011/12/21 16:28 [ ADDR : EDIT/ DEL : REPLY ]
    • lavalse

      네 안녕하세요 ^^
      토,일 맞습니다. 오후에는 하지 않아요.
      실제로 구입하는 사람이 아주 많지는 않은 것 같은데
      구경하는 사람 즉 유동인구는 많아요 ^^
      제가 지금 한국에 돌아온지 일년이 넘어서
      혹시 변한 게 있을지는 몰라도
      일단 이대로 유지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2011/12/22 01:06 [ ADDR : EDIT/ DEL ]